수도권 공대, 전자공학과, 3.0학점, 28살.. 잦은 휴학과 방황 끝에 남들보단 조금 늦은 나이인 28살에 겨우 대학 졸업증을 받을 수 있었고 낮은 학점, 부족한 전공지식으로 전기기사 자격증만 준비하며 취업을 걱정하던 때에 싸피 2기 모집 소식을 듣게 되었다.
4학년 졸업 과제로 파이썬과 라즈베리파이, OpenCV Library를 활용하여 정말 간단하게 반복문과 조건문으로만 자율주행 자동차를 만들어보았고 힘들었지만 재밌었던 그때의 경험을 떠올리며 여기가 또 한 번 내 인생의 갈림길이라는 생각으로 이곳에 합격하면 개발자의 길을 가고 떨어진다면 전기기사 자격증으로 적당한 기업에 들어가서 일을 시작하자는 생각으로 지원하게 되었다.
운이 좋게도 인적성 검사에 합격할 수 있었고 면접에 가서도 처음 보는 면접이었기 때문에 무엇을 준비해야 할지 몰라 1분 자기소개도 미리 준비해가지 못해 횡설수설했었다. 면접을 얼마나 망쳤던지 면접이 끝나면 근처에 있던 성심당에서 꼭 사려고 했던 튀김소보로빵도 못 사고 바로 택시에 탔었다. 택시기사님도 정장을 입고 축 처져 있는 모습을 보시더니 "요즘 취업하기가 힘들지?"라며 위로해주셨다. ㅠㅠ
당연히 떨어질 줄 알고 자격증 공부를 하며 취업준비를 하던 때에 합격했다는 메일을 받게 되었다.
1학기
전자과도 기본적인 프로그래밍과 C, C++ 등의 언어를 배우지만 나는 SW 쪽으로는 프로그래밍기초, 인터넷프로토콜 등 세 가지의 수업만 들어보았고 그마저도 다 잊어버린 상태라 비전공 반으로 신청을 해서 수업을 듣게 되었다.
수업은 파이썬으로 정말 기초적인 print('Hello World")부터 자료구조, 알고리즘 등 CS와 웹 개발에 대해 배웠다. 짧은 시간 동안 많은 내용을 배워야 했기에 빠르게 진행되었고 내가 알고 있던 내용은 본격적으로 수업을 시작하고 일주일도 안 돼서 진도를 다 나갔다.... 빠른 진도와 생소한 내용으로 인해 새로운 내용이 하나 나오면 여기저기서 "쌤~!", "선생님!!" 하며 강사님을 불렀었던 기억이 난다..
자세한 수업 내용은 말할 수 없지만, 기본적인 웹 개발, Git 사용법 등의 지식을 기초부터 탄탄하게 알려주어 2학기가 되어 전공자반 친구들과 같이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도 뒤처지지 않고 잘 진행할 수 있었다. 심지어 비전공반 친구들이 주도해서 프로젝트를 진행해나가거나 Git 사용법들을 가르쳐주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야간 자율학습을 위해 야간에도 교육실을 열어주었는데 저녁을 못 먹기 때문에 프로님들이 간식도 많이 챙겨주셨다. 그 밖에도 평소에 간식을 많이 챙겨주셔서 교육을 받으며 살이 엄청나게 쪘다...
2학기
2학기에는 팀을 이루어 프로젝트 위주로 교육을 진행한다. 여러 프레임워크들의 기본적인 사용법만 알려주고 직접 찾아보며 프로젝트를 진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어 공식문서와 구글 검색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나가며 개발을 진행하였다. 머신러닝, 빅데이터 등 4차산업에 관련된 내용 또한 접목하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간단하게나마 활용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때부터는 슬슬 취업준비도 시작하며 여러곳에 자기소개서도 내보았고 여러번의 프로젝트 경험으로 자소서에 쓸 내용도 많아지고 면접때도 면접관분들이 질문할 포인트가 많아 더 수월하게 준비할 수 있었다. 이때 SK C&C 인턴십과 카카오 인턴십을 준비하며 카카오는 면접에서 떨어지고 SK C&C 인턴십에는 합격하였다!
끝마치며
만약 누가 "Hello World"도 모르는데 싸피로 지금 시작해도 될까요? 라고 물어본다면 나는 당장 신청하라고 적극적으로 추천한다. 같이 교육을 받으며 정말 "Hello World"도 모르던 친구들도 많이 있었고 그중에는 엄청난 속도로 스펀지처럼 수업내용을 흡수하며 삼성과 같은 대기업에 합격한 친구도 있었다. 뭐.. 다른 사람을 예로 들지 않아도 1년 전만 해도 취업 어떻게 하지.. 고민하던 내가 네이버, 카카오, 라인에 가려고 준비하고 있는 모습만 봐도 알 수 있겠지만...